월간 空間 쇼니노

2023년 11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을 때 어떤 생각 하고 그 옷을 입게 될까요?

 

어느 시간, 어떠한 장소, 누구를 만나는가 혹은 어떤 자리인지...를 머리속으로 생각하고, 이에 적합한 옷을 선택하여 차려입고 외출을 합니다. 

단순히 아무런 옷이나 입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생각하고 상황을 고려한 옷을 선택합니다. 

많은 패션 관련 글에서 기본 원칙으로 말하던 T.P.O (시간,장소,상황)가 오랜 시간 동안 우리 머릿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단어를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를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간은 물리적인 혹은 심리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범위로 정의되며, 

우리는 옷을 입을 때, 어떠한 '공간'에서 입을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월간 空間 (공간)은 T.P.O를 지켜한다는 지침서 혹은 설명서가 아닙니다. 

옷과 공간이 가지고 있는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담아보려 합니다.

용산역 주변 인근을 거닐다 보면,  감각적인 매장들을 더러 보실 수 있습니다. 

 

 

과거에 지어졌던 구 건축물들과, 젊은 감성을 지니고 있는 색채 강한 매장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신구의 조화로움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거리인 '용산 은행나무 길'은 주말이 되면, 젊은 생기가 느껴지는 거리로 변화합니다. 

저희는 이번에 '쇼니노' (shawnino)라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다녀왔습니다.

 

 골목길 한편에 유독 눈에 뜨는 파란색 대문이 있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치 이탈리아 남부지역에 온듯한 분위기를 선서합니다. 

싱그러운 레몬 나무, 노란색의 벽면들과 나무 찬장들, 천장에 통유리를 통해 쏟아지는 자연광, 치열하게 움직이는 키친속 스텝들.. 생동감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날 최성환 실장이 입고 간 착장은 붉은 벽돌색(brick red)의 플란넬 수트와 옅은 블루톤의 플란넬 셔츠를 입었습니다. 

추워진 날씨에는 샤프한 소모사 원단보다는 성글성글한 짜임의 기모감이있는 방모사 원단은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주말에 격식을 적당히 갖춰야 하는 자리가 있는 경우에 활용하기 좋은 소재감입니다. (윤택감있는 샤프한 소모사 원단은 약간 부담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간혹 플란넬 수트에 대한 활용도에 대하여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 한 계절만 치우쳐져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범용성을 고려하여 아쉬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한 계절에 만 입을 수 있는 옷일수록, 입을 수 있는 연차는 오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옷의 손상 정도가 더디게 가기에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지, 경험해 본다면 필요성에 대하여 알게 될 것입니다. (필자 또한 플란넬 수트로 버텨내고 있습니다..)

 

 

 

미트볼, 머쉬룸 베네딕트, 리가토니 볼로네제, 레몬 버터치킨과 가볍게 샴페인 한잔했습니다. 

저희는 저녁에 방문하여 무게감 있는 식사를 하였지만, 낮에 방문한다면 가벼운 브런치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다음 방문은 낮에 방문하여, 또 다른 느낌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찬장에는 다양한 식기와 인테리어 소품들이 있습니다.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은 레몬이 그려져있는 잔들인 것 같습니다.

 쇼니노의 상징적인 매개체는 '레몬'인 듯합니다. 찻잔, 커피잔, 벽면의 레몬 나무, 식탁 위의 레몬, 물병 안에 든 레몬, 심지어 계산을 하고 나갈 때 레몬 사탕을 손에 얹어주었습니다. 

별거 아닐 수 있겠지만 상징적인 매개체 혹은 이미지를 반복하게 된다면 머릿속에 쉽게 각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레몬' = '쇼니노'가 머릿속에 먼저 생각날 것 같습니다. 어떨 때 보면 가장 단순할 때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쇼니노 스텝들의 배려로 인하여 간단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친절히 응대해 주신 쇼니노 스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참고로 애견 동반이 가능한 식당이기에 애견인분들 참고하고 방문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수트를 입는 것이 지겨운 일이 아닌,

수트를 입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에 대하여,

공간과 함께 소개합니다. 
 

by e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