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작성한 글입니다.
유독 비가 많이 내렸던 8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그만 올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내리고 있는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한때는 매섭게 내렸던 폭우에 의해 여러 피해들 있었습니다. 저희 또한 강남 매장의 통신장애로 운영의 지장이 생기는 이슈도 있었습니다.
여름이 지나 더위는 가시고, 선선한 가을의 날씨가 다가오는 8월 말인 지금 여전히 밖에는 비가 오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도 어려운 발걸음으로 찾아와주신 고객님들에게 감사 인사와 안녕을 기원하며, 이번 8월의 완성복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DUGDALE BRO & CO
LAGAN VALLEY
340gms
Linen 100%
리빙 코랄 리넨 스포츠자켓
색상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은 패션을 제외하고도 예술, 인테리어, 뷰티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중요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해 연말이 되면, 컬러 컨설팅 기업 PANTONE (팬톤)에서는 '올해의 컬러'를 발표하기까지도 합니다.
올해의 컬러로 지정된 색상은 그 해의 모든 분야에서 주목받는 색상으로 각인이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팬톤은 '올해의 컬러'를 발표하면서, 컬러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대화를 통해 창의적인 영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합니다.
Living Coral (리빙 코랄) 또한 2019년의 올해의 컬러로 선정되었습니다.
오렌지빛 핑크색의 리빙 코랄은 어원 그대로 생동감 있는 산호초를 상징하고 있으며, 삶의 활력과 생동감을 주는 컬러감입니다.
화사한 색상에 걸맞게 리넨이라는 소재로 보다 경쾌하게, 패치 포켓으로 보다 캐주얼하고 표현한 완성복은 여러 결의 동일시되고 있어, 자연스러움이 느껴집니다.
SOLBIATI
TIME OFF
250gms
Linen 50% Wool 37% Silk 8%
베이지 체크 리넨 자켓
올여름에 유독 솔비아띠사의 Time off 컬렉션의 완성복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원단의 소재에 대해서는 앞서 6,7월 포스팅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소재보다는 컬러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베이지 색상은 자연스러움과 따뜻함, 포근함을 느껴지는 색상인 것 같습니다. ?
염색하지 않는 천연 양모의 색상으로 자연 그대로의 이미지가 오르게 됩니다.
따사로운 햇볕이 느껴지는 요즘 날씨에는 베이지 색상만큼 어울리는 색상은 없을 것입니다.
모든 색상이 그렇듯, 베이지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여러 형태의 색상들이 나뉘고 있기에,
본인에게 어떠한 원단이 어울리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면, 가장 안전하게 고르는 방식은 채도와 질감에 대한 기준점을 잡으시면 됩니다.
채도가 낮은 색상은 언제나 그렇듯 안정감을 주며, 스타일링을 하기가 보다 수월합니다.
또한 원단의 질감 또한 종요하게 작용하고 있는데, 자켓 원단은 직조감이 느껴지며, 매트한 소재감이 좋으며,
수트의 원단은 보다 윤기감이 흐르며, 부드러운 촉감을 가지고 있는 것 들이 더 탁월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점을 잡고 원단을 보게 된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선택하 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점이 정답이 아니며,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하시는 수준으로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DRAPERS
PORTOFINI LINEN
310 gms
lana 50% lino 50%
오트밀 울 리넨 스포츠자켓
리넨이란 표기가 없었더라면, 리넨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독특한 원단입니다.
사계절 중 여름을 대표로 하는 소재가 리넨이지만, 위 자켓 같은 경우는 여름보다는 봄, 가을에 입기 적당한 리넨과 울이 블렌딩된 원단입니다.
외관상 울 홉색자켓 원단의 느낌이 강하지면, 막상 착용해 보면 리넨 특유의 자연스러운 구김이 형성되며, 포슬포슬한 원단의 촉감은 묘한 매력을 줍니다.
최근 원단사의 흐름을 본다면, 새로운 컬렉션의 런칭은 과거보다 점차 줄어들고 있고,
원료의 인상으로 인하여 기존에 있던 수요가 적었던 컬렉션들은 오더가 안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재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공급을 하는 입장으로써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더 많은 수요자들이 다양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여전히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해결할 방안을 찾는 게 공급자의 역할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니 공급자를 움직이게 만들어주세요.
TAYLOR & LODGE
REVIVAL HUDDERSFIELD SUPER 110'S
280gms
wool 100%
다크 브라운 헤링본 스트라이프 수트
테일러앤 롯지사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서가 깊은 영국 원단의 대표적인 원단사입니다.
단순히 원단을 유통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원단들 짜내는 mill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원단사의 구조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원단사는 miil과 marchant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mill 같은 경우는 원단을 직접 생산하며 유통까지 하는 회사이며, marchant 같은 경우는 직접 생산을 하지 않고 mill에 원단을 의뢰하여 공급을 받아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원단사이지만, 결이 좀 다르다고 할 수 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mill 회사의 원단은 유통과정이 marchant보다는 간소화되어 있어,
합리적인 금액으로 좋은 퀄리티의 원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marchant 같은 경우는 여러 mill의 의뢰를 하여 생산한 원단으로 켈력션을 만들다 보니 보다
다양한 원료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원단을 직조하여, 폭넓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중 무엇이 좋다라는 편가르기를 위한 말이 아닌, 각각의 회사의 성향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는 수준으로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원단의 기준은 언제나 그렇듯, 본인만의 기준점으로 잡는 것입니다.
ERMENEGILDO ZEGNA
ELECTA
310gms
wool 100%
올해 초 예복 맞춤을 의뢰하신 고객님의 완성복입니다.
이제야 해서 완성복이 준비된 것 이 아니라, 한 번의 맞춤복을 의뢰하시고, 결과물에 대한 만족하셨는지, 신부님께서 식 2부 때도 입을 옷을 새롭게 의뢰하셔서 새롭게 제작한 두 번째 예복입니다.
두 번째 저희와 합을 맞추는 작업인 만큼, 처음에는 하우스컷으로 제작하였으며,
두 번째는 다르게 가자는 의견을 드렸고, 그 의견에 수용해 주셔서 알타 라인인 나폴리컷으로 옷을 제작하였습니다.
결과물은 저희가 봐도 너무나 만족스러웠으며, 고객님 또한 미소 지으며 완성복을 찾아가셨습니다.
정장을 맞추는 과정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합이란 즉, 소통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것도 만들어져 있지 않은 無인 상태에서 눈으로 보여지는 有를 만들어내는 작업인 만큼,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고,
그 이야기 속에서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하나의 옷을 구매하고 판매를 하는 과정이 아닌 서너 차례의 만남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충분히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게 중요합니다.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에 대하여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최대한 서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결과물로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물에 대한 노력은 이번 완성복이기도 합니다. 두 차례 믿고 맡겨주신 고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HOLLAND & SHERRY
CITY OF LONDON
420gms
wool 100%
네이비 샥스킨 싱글 수트 & 그레이 헤링본 싱글 수트
어떠한 옷차림이 당신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까요?
막론하고, 잘 만들어진 수트를 입은 사람의 옷차림이 누구보다 신뢰감을 줄 것입니다.
우리에게 수트는 어떠한 옷보다 격식을 갖춘 형태이며, 어떠한 옷보다 진중해 보이며 겸손해 보입니다.
사람의 외적인 모습은 그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옷차림은 나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중요한 매개체일 것입니다.
위 두벌의 수트는 언론사에서 계신 고객님의 완성복입니다.
누구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직업인만큼, 외적 모습에서도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다른 색상들보다는 차분한 톤의 네이비, 그레이컬러에서 눈에 띄는 패턴들보다는 적당한 패턴의 원단으로 조금씩 변주를 주어 제작하였습니다.
항상 믿고 맡겨 주는 고객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DUGDALE BRO & CO
NEW FINE WORSTED
300gms
wool 100%
네이비 싱글 수트
처음으로 정장을 맞췄을 때가 기억나시나요?
필자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필자는 갓 20살 때 됐을 때 처음 정장을 맞춰 입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뭐가 뭔지 모르고, 어렸을 때부터 수트를 입고 있는 사람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국내 작가론 남작가(남현범)님의 블로그와 Scott Schuman (스콧슈만) 블로그와 서적을 통해 접한 수트를 입은 사람들의 이미지를 찾아서,
그것에 맞춰 첫 정장을 의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첫 장장에 대한 기억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정장을 맞추러 온 10살의 손님이 계십니다.
저희도 이렇게나 어린 손님의 정장을 만드는 과정이 처음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지만, 그대로 뜻깊은 추억이자 작업일 것 같다는 생각에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성장이 다 이뤄진 성인이 아닌 아이인 경우 체형의 변화가 많이 이뤄날 것 같았다.
이후에도 어느 정도는 수선을 해서 입을 수 있는 수준의 여유량을 충분히 남겨놓고 제작하였으며, 옷을 보다 좀 크게 제작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요청과 10살 손님의 요청으로 취향껏 전체적인 실루엣은 약간 슬림한 방향으로 틀을 잡고 제작했습니다.
우려했던 부분과는 다르게 완성복은 만족하게 나왔습니다.
10살 손님의 아버지와 함께 맞춘 첫 정장은 평생 함께 갈 추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함을 전합니다.
by eg0n